궁금해요
교수님께서 이 학과(전공)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성태용
고등학교 때부터 삶의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근본적인 고민이 있었죠. 그것이 아마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을 겁니다. 삶을 살아가는데 현실적인 편의를 주는 학문보다 본질을 알고 싶고 근본을 추구하고 싶다는 의지가 계속 있었고 그것이 제가 철학을 선택하게 한 동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실적인 학문에는 큰 적성이 없고 인문학 쪽에 적성이 많다는 적성검사 결과도 제 결정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궁금해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 학과에 입학을 하면 좋은가요?
성태용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는 질문 자체가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 철학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오는 것이 제일 좋겠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근본에서부터 출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 피상적인 간단한 답을 원하기 보다는 본질을 알고 싶은 성향을 강하게 가진 분들, 그런 분들이 아마 철학을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수도꼭지가 아무리 많아도 수원지가 없으면 맑은 물이 공급될 수가 없겠죠. 철학이라든지 인문학 전체는 수도꼭지 같은 학문이 아니고 수원지와 같은 학문입니다. 수도꼭지가 아무리 많아도 수원지가 고갈되거나 오염되면 맑은 수돗물을 먹을 수 없듯이 인문학 전체가 그렇고 그 중에서도 철학은 가장 근본에 해당되는 학문입니다. 근본에 대한 추구가 있는 분들, 현실적인 직업과 관계 없이 내 삶을 음미하면서 살고 싶다는 그런 분들이 철학을 선택하게 될 것이고 그런 분들이 오면은 좋겠습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입학하면 가장 중요한 공부는 어떤 내용인가요?
성태용
철학에 상당히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크게 나누면 동양 철학 분야가 있고 서양 철학 분야가 있죠. 시대에 따라서도 상당히 다릅니다. 고대가 있고 중세가 있고 현대가 있겠고, 또 그 안에 분야가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인도 철학이 있겠고 인식론이라든지 윤리학이라든지. 철학과를 선택하고 나서도 자기 관심 분야에 따라서 얼마든지 학생들이 선택을 해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공통이라고 할 수 있겠죠. 논리학이라든지 철학, 사회에 관한 지식 같은 것은 근본 바탕이 되고 관심 영역에 따라서 각각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중고등학교 때 특히 어떤 교과목을 공부하면 좋을까요?
성태용
특별히 어떤 교과목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철학 자체가 학문 중의 학문이라고 하고 가장 근본이 되는 학문이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학문보다 좀 폭넓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폭넓게 공부하고 고등학교 과목 중에도 철학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많은 과목이 윤리학이라든가 철학이라는 과목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 과목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죠. 그리고 폭넓게 공부를 하면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들을 좀 많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궁금해요
이 학과의 장점을 말씀해 주세요.
성태용
이 학과의 장점이면서 단점은 어떤 현실의 직업하고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또 어떤 현실의 직업과도 다 통할 수 있는 것이 철학입니다. 그래서 이 학문을 하게 되면 어떤 분야에 자기가 종사하더라도 좀 더 근본적인 성찰을 통해서 창의적인 발상을 하고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궁금해요
학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점이 있나요?
성태용
어려움 같은 것은 우선 취업과 딱 맞는 학문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취업을 해 나가고 할 때 상당히 고통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요즘 대학의 분위기는 다전공이라든지 복수 전공 같은 것들이 굉장히 활발하게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선택하면 오히려 철학을 바탕으로 해서 다른 학과보다도 훨씬 더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학과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직업분야는 어느 곳인가요?
성태용
정말 다양합니다. 정말 일반 기업부터 교수, 연구원, 방송계, 아니면 교사 등 굉장히 많아서 어떤 분야에 딱 진출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철학과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궁금해요
학과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하다고 보십니까?
성태용
앞으로 전망은 점점 더 밝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인간의 수명이 평균 90세를 넘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삶을 보더라도 길게 봐야 됩니다. 실용적인 빨리 쓸 수 있는 학문이라든지 그런 기술만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삶을 잘 살았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삶을 잘 살려면 정말 내 마음 속에 청정한 수원지가 확보되어 있어야 내가 기술이라든지 실용적인 것을 하더라도 거기에 충분하게 언제나 창의적이고 꾸준히 나갈 수 있는 그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바탕이 되는 철학이 젊은 시절에 꼭 한 번 해 볼만 학문이라고 하는 풍조가 일어나리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 새로 생기게 될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성태용
딱 꼬집어서 말할 수 없겠지만 본질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풍조가 강해지고 나면 정말 삶에 대한 근본적인 컨설팅을 하는 계통의 직업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문화 전반에 대한 비평은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논리적이고 철학적인 분석과 비평을 하는 그런 분야의 직업도 생길 것이라고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궁금해요
혹은 최근에 새롭게 생겨난 직업들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성태용
철학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직업은 제가 알고 있지 못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를 전공하려는 학생이 진학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성태용
미리 딱 준비해야 될 것은 없습니다. 철학 자체가 워낙 근본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좀 더 폭넓게 공부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철학 공부를 하는 데에 언어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철학자가 직접 저술한 원전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학생이라면 훨씬 철학 공부를 쉽게 할 수 있으니까 여유가 있다면 영어, 일어, 중국어, 독일어 등의 특별한 언어라든지 관련 소양을 쌓아 놓는다면 그 쪽 분야의 철학을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를 지망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성태용
중고등학생 여러분들이 정말 삶을 길게 보고 긴 호흡으로 살고 싶은 분들은 철학과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90이 넘는 삶, 젊은 시절에 정말 내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여러 가지 편리한 학문들을 그 학문답게 쓸 수 있게 하는 그런 청정한 수원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 호흡으로 살고 싶은 분들은 철학과를 선택해도 좋겠습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도 있죠. 높이 날면서 좀 삶 자체를 멀리 조망하고 내 삶을 음미하면서 살고 싶은 분 그런 분들이라면 철학과를 선택한다면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궁금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