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학전공’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중국어일 것입니다. 중국학에서는 중국어 기초부터 고급까지 체계적으로 공부합니다. 그리고 중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 사회까지 다방면에 걸친 지식과 정보를 익히고 토론하면서 중국의 진짜 모습을 탐구하고 앞으로의 중국은 어떠할지 예측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쉽게 말해 ‘중국’이라는 키워드로 연상되는 모든 분야를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외국어나 외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 호기심이 많은 사람, 도전을 즐기는 사람, 한 분야에 푹 빠질 수 있는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문과･이과에 상관없이 모두 이 학과에 적합합니다. 중국어나 중국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거부감이 없고 일단 관심이 생기면 날 새는 줄 모르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중국학 전공자가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아무래도 중국어를 전공한다면 학과에 적응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하지만 한문이나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한문을 열심히 공부했더니, 그때 쌓은 한자 실력 덕분인지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중국어를 접하면서도 일단 원리를 알고 나니 무섭거나 어렵지 않았습니다.

직접 중국을 여행하거나 유학하지는 못하더라도 평소에 중국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중국 청춘 드라마나 영화,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도 많은데, 그런 취미 생활을 통해 적어도 중국에 대한 이유 없는 거부감을 줄이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처럼 각종 정보와 서적이 넘치는 시대에 전공에 도움이 될 만한 책 몇 권을 추천하라니 너무 어렵습니다. 중국학전공은 워낙 다양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책을 읽어야 한다.’고 지정하는 것이 오히려 청소년 여러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구속하는 족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무감에서 지정 도서를 읽기보다는 차라리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와 관련되는 책을 직접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중국 청춘 드라마에 관심이 있으면 원작 소설을 읽거나, 중국 역사와 여행을 좋아한다면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시리즈를 읽는 등의 자발적인 활동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떤 책을 읽는것보다는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게 더 중요합니다.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세상에서 중국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결국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갖춘다는 의미 아닐까요? 중국의 역대 왕조를 외운다거나 HSK 6급 단어를 몇 개 더 익힌다든가 하는 지식 정보 습득도 물론 중요하지만, 왜 그런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지, 내 인생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항상 골똘히 생각해 보는 자기 주도적인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한된 수업 시수에서 중국에 대한 모든 내용을 배우다 보니 학업에 대한 부담이 많은 게 가장 큰 어려움일 것 같습니다. 중국학전공은 중국에 대한 여러 전공 분야를 배우기 때문에 소화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부가 너무 어려울 경우 담당 전공 교수님 등에게 도움을 청하여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관련한 학과 명칭도 참 다양합니다. 중국학과가 이들 학과와 차별되는 특징이라면, 바로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을 망라해 중국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중국전문가가 되는 첫걸음은 물론 중국어입니다. 그래서 모든 학과가 중국어를 기본으로 하면서 학교에 따라 통상 무역이나 문학을 곁들이기도 합니다. 이 학과도 공부하는 분야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 중 자신이 더 관심 있는 분야를 찾는다면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과의 업무가 많은 무역 회사나 일반 기업에서 중국 시장 조사나 마케팅을 전담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어학 실력을 살려 통번역사로 활동하거나, 항공사 승무원이 되거나, 여행사에 취직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학점 교류 등으로 연수를 해 본 학생 중에는 졸업 후 중국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우리나라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중국은 더더욱 ‘버릴 수 없는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는 차를 바꾸고, 2만 달러 시대에는 집을 바꾸고, 3만 달러 시대에는 가구를 바꾼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3만 달러 시대가 열렸지만, 중국은 이제 막 1만 달러 시대가 시작되었으니까 중국이라는 시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중국어를 할 줄 알고 중국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계속 필요할 테니까 중국학전공의 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기존 직업이 더 세분화, 전문화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국 게임 전문가,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구매 전문가나 여행 전문가도 나옵니다. 금융 전문가 중에서도 중국 금융만을 연구하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면적은 우리나라의 100배 가까이 된답니다. 그만큼 지역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중국을 세분화해서 각 지역을 다루는 지역 전문가들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 학과에서는 중국어만 배운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단순히 언어만 배울 거라면 차라리 학원에서 6개월 집중 코스를 밟든가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충분합니다. 중국학전공은 중국어는 기본이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어를 사용하는 세계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전공입니다.

진로선택에 있어서 중국이라는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뿐만 아니라 대만, 홍콩, 마카오, 여기에 중국어를 사용하는 전 세계 화교들까지 수많은 국가와 지역이 내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전공수업 이외에 중국과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고,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도전 정신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서 졸업할 수 있으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씩씩하게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능력까지 갖추게 됩니다. 물론 본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중국은 약 5,000년의 역사, 14억 명의 인구, 미국이 경계하는 경제력, 전 세계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학이라는 전공은 이처럼 참 재미있는 콘텐츠와 아이템이 많습니다. 중국학을 전공하면서 교수님, 학우들과 중국을 주제로 팀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어느새 중국어 실력도 향상되고 중국에 대한 이해도 부쩍 늘어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