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교수님께서 이 학과(전공)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성광숙
저는 동기가 다른 분하고 특별히 다른데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삼십 몇 년 전이죠. 그때는 예술 이쪽 하는 것을 그렇게 딱히 좋게 보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지금 시대가 바뀌어서 디자인, 미술 이런 것을 굉장히 하고 싶어하고 좋아하고 그러는데 저희 때는 공부 쪽 안 하고 예술이나 미술 이런 것을 한다고 하면 나쁘게 표현하면 공부 좀 못 하는 애들이 갑자기 고3때 막 급하게 공부가 안 되니까 학원 다니면서 미술 학원 다녀서 미대로 전환하고 이런 케이스들이 많았기 때문에 뭐 그렇게 좋게 보지 않았던 시대였어요. 그런데 저는 학교 다닐 때 그림이 좋았단 말이에요. 미술 과목이 좋았는데 부모님들께는 그 얘기를 못하다가 고3때 한번 얘기를 꺼냈어요. 미술 쪽으로 가면 안 되겠냐고. 그랬더니 속된 말로 집 안에서 호적 파 낸다고 난리를 치시고 고3 담임도 너 미쳤냐고 그러시며 네가 뭐가 답답해서 그런 것을 하냐고 사셔서 미술 쪽을 안 하고 꺾었죠. 그래서 계속 인문계를 지원을 했어요. 그랬는데 불우하게 우리 때는 본고사라는 것이 있었고 예비고사가 있었어요. 지금이랑 입시 체제가 완전히 다른데 제가 수학을 워낙 못했던 관계로 본고사에서 쓰라린 패배를 보고 소위 말해 1차 대학에 실패를 했어요. 그래서 나한테 주어진 것은 2차 대학 밖에 없죠. 재수를 하던지. 그래서 그때 원하는 1차 대학에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도 못 갔고 그래서 미술 쪽에 뭔가 연관이 되어 있는 학과가 뭐가 없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2차 대학 안에 의상학과라는 것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게 완전 미술대학은 아니고 인문계 안에 있었는데 아무래도 의상 쪽이니까 어떤 인문계열하고 뭔가 예술적인 뭔가 접목된 것이 아닌가 라는 그때 별 어떤 정보도 없이 막연하게 학과 소개를 보고 지원해서 가게 됐어요. 그런데 이제 학교 다니면서 인문계 베이스인데다가 이렇게 미술 쪽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굉장히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그래서 역시 패션이라고 하는 것은 예술적인 것이 다는 아니에요. 실용이니까. 어쨌든 미술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이 과목을 이렇게 제가 해내는 데에 굉장히 필요한 재능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나이 먹고 그런 생각을 합니다. 원하는 1차 대학 떨어지기 잘 하지 않았나, 붙었으면 수 많은 남자들하고 경쟁해서 혹시 백수가 되어 있지는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해 보기는 합니다. 그래서 미술의 약간의 관심, 디자인적 어떤 재능, 거기에다가 인문계적인 지식, 소양 이런 것들이 잘 결합이 되어줘서 아주 잘 선택한 전공이 아니었나 나중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궁금해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 학과에 입학을 하면 좋은가요?
성광숙
일단 옷에 관심이 있어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하겠죠 그리고 아까 1번 문항에서 답변을 드렸듯이 일단 디자인, 소위 말하는 감각이라는 것이 꼭 있어야 돼요. 제가 이렇게 학생들을 가르쳐 봐도 그렇고 주변에 이제 디자인 하시는 분들을 봐도 그렇고 뭔가 손재주는 있는데 디자인 감각이 없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은 손재주만 가지고는 안 되거든요. 이게 기능인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디자인을 해 내고 사람들이 어떤 마음을 끌고 사람들에게 선택 받는 디자인을 해 내기 위해서는 어떤 디자인 감각이라고 하는 것, 센스라고 하는 것 그런 것들이 반드시 있어야 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입학하면 가장 중요한 공부는 어떤 내용인가요?
성광숙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나를 꼭 집기는 어렵고 몇 가지 해야 할 카테고리들이 있는데 그것을 같이 이렇게 병행해 주지 않으면 해 나가기가 어려워요. 예를 들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얘기하는 디자인, 감각적인 부분이 있어야 되고 기능적인 부분도 갖춰야 돼요. 학생들이 잘못 오해하고 디자인 감각만 있으면 패션 디자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에요. 기능이라는 것은 뭐를 말하느냐 하면 일단 옷을 만들 줄 알아야 되잖아요. 옷을 만들려면 옷의 설계도, 옷을 재단을 해서 잘라서 박아서 하는 것이 기능 부분이잖아요. 그런 것을 할 수 있어야 돼요. 그래서 디자인, 감각적인 부분, 예술성, 그 다음에 기능적인 부분들, 거기에도 더하면 어떤 인문학적인 것. 어쨌든 많은 사람들로부터 선택이 되어야 되니까 옷이라고 하는 것이 나 혼자 좋아서 하는 예술이 아니잖아요. 쉽게 말해서 팔려야 되니까 팔아서 돈이 되어야 되니까 그러려면 사람들의 마음도 알아야 되고 어떤 시대의 흐름도 알아야 되고 여러 가지 사회성이라든지 인문학적 소양이라든지 이런 기본적인 베이스들도 있어줘야 돼요. 그래서 생각 외로 이 바닥이 여러 가지 능력을 필요로 해요. 그러니까 앉아서 폼 나게 디자인 스케치만 해서 되는 것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고 어떤 디자인 감각, 그 다음에 어떤 기술적인 능력을 닦아야 된다는 것 그런 몇 가지 부분들이 같이 함께 해 줘야 된다는 거죠. 요즘에는 더군다나 옷을 팔아야 되기 때문에 마케팅 능력까지 요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보통 디자인, 기능, 마케팅 능력 이 세 가지 능력의 범주에서 커리큘럼을 짜서 교육을 시키고 있죠. 그래서 어느 한 가지 능력만 가지고는 해내기가 좀 어렵다고 보죠.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중고등학교 때 특히 어떤 교과목을 공부하면 좋을까요?
성광숙
우선 중고등학교 교과목을 제가 다 연구는 안 해 봐서 요즘에는 교과목이 저희 때랑 다르다고는 하는데, 일단 중요한 것이 미술 디자인 쪽에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좋겠고 만들기나 꾸미기를 좋아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가사, 가정 이런 것이 있을 것입니다. 재봉틀 재단하고 옷 만다는 그런 과목들이 또 있더라고요. 그런 쪽에 관심을 가져 주면 좋고요. 대개 고등학교에 연계되는 과목은 그런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의 장점을 말씀해 주세요.
성광숙
저희는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의 일류대학 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굉장히 잘 하는 인재들이 오는 학교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일류대학 출신만 사회에서 주축을 이루고 잘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꼭 공부 잘 하는 일류대학 출신만 배출해야만 우리나라가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 공부를 좀 못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이런 패션 디자인 쪽에 능력이 있어서 디자인 능력이라든가 아까 말한 옷을 만드는 기술적인 능력이라든가 이런 것을 갖추고 있으면 고등학교 때 별로 우수하지 않은 학생이라고 평가 받았던 애들이 의외로 자기의 재능을 발휘해서 굉장히 재미있어 하고 즐거워 하고 어떤 성취감을 느끼고 이런 경우들이 많아요. 사람의 재주는 다 각각이고, 이 분야 잘 하는 사람이 있고 저 분야 잘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공부가 좀 안 되더라도 디자이너라든가 기능을 가져서 사회에서 공부 아주 잘 하는 사람들보다 자기 몫을 더 감당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 과에는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우수한 학생으로 평가 받지 못해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의기소침해 있던 애들이 여기 와서 자기 능력이 발휘되고 재미있어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굉장히 밝게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육은 솔직히 공부 말고는 능력을 좋게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없잖아요. 그런데 이제 저희 과는 그런 것이 아니니까, 공부만 가지고는 좋게 평가가 안 되니까 그런 점에서는 좋은 것 같습니다.
궁금해요
학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점이 있나요?
성광숙
지금 말씀 드린 대로 계속 똑 같은 얘기가 반복되는데 TV에서 그런 것을 많이 봤는지 막연하게 디자인 하면 우아하게 앉아서 스케치나 하고 그러면 디자이너 대접 받고 이럴 줄 아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생각보다 여러 가지 능력이 필요한 거죠. 감각도 있어야 되고 옷을 만들어야 되고, 패턴 재단해야 되고 이렇게 재봉해서 박아야 되고 이런 기능적인 면들 혹은 옷이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어필되고 타인에게 인정 받아야 되는 부분에 대한 타협, 자기 스타일대로만 만들어서는 안 되거든요. 그런 모든 여러 가지 마케팅 능력 이런 것들이 다 가지가지 필요한데 그 가지가지 여러 분야를 다 잘하는 애들은 사실 많지 않아요. 저 같은 경우도 저는 학교 다닐 때 봉제 이런 쪽은 정말 못했거든요. 여러 가지 과목들을 다 잘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에 가서는 학생들이 힘들어 하더라고요. ‘저는 이것은 되는데 이것은 안 돼요.’ 이런 애들이 참 많아요. 심지어는 디자인 스케치를 해야 되기 때문에 저희 과는 그림까지도 그려야 돼요. 그런데 그림이 안 되는 애가 있고 봉제가 안 되는 애가 있고 재단이 안 되는 애가 있고 그래서 골고루 다 잘 할 수 없기 때문에 한 가지 부분을 못해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다고, ‘나 같은 경우도 그림은 잘 그렸는데 재봉틀은 진짜 못해서 학교 다닐 때 죽는 줄 알았다. 한 두 가지 정도는 다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다.’ 라고 조언해 줍니다
궁금해요
학과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직업분야는 어느 곳인가요?
성광숙
아무래도 디자이너죠. 특히 여성복 디자인이 가장 많고 그 다음에 부산 쪽은 남성복이 강하잖아요. 파크랜드나 인디안모드 이런 데가 다 물론 여성복도 나오지만 주축이 남성복이니까 남성복도 있죠.
궁금해요
학과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하다고 보십니까?
성광숙
앞으로가 모르겠어요. 단기적으로 2-3년 사이는 한국 경기가 전체적으로 침체 되어서 사실 경기가 힘들고 돈이 사람들이 없으면 일단 제일 먼저 줄이는 것이 옷이에요. 먹는 것은 못 줄입니다. 옷은 사실 지금 입고 다닐 것이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옷 값을 제일 먼저 줄이게 되거든요. 그래서 경기가 어려우면 의류 패션 업계가 제일 치명타에요. 신발 업계라든가 이런 쪽이 제일 힘든데 요즘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 만들어진 회사도 별로 그렇게 많지 않고 그래서 단기적으로 요 최근에는 패션 쪽에 확장은 없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가 갑자기 후진국이 될 리는 없고, 우리가 약간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일본 같은 경우가 우리가 항상 보면 몇 년 후의 우리의 모습이잖아요. 그런 것을 보더라도 패션 쪽은 어쨌든 인간의 어떤 장식 욕망을 건드려 주는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이 되기 때문에 이게 확 뒤집어진다거나 다운되거나 그럴 일은 없다고 봐요. 꾸준하게 조금씩이라도 지속적인 수요가 있기 때문에 엄청난 상승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상승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분야가 반드시 디자인 분야만 있는 것이 아니고 패션 쪽에 파생되는 분야들이 점점 시대변화에 따라서 약간씩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차츰차츰 더 좋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궁금해요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 새로 생기게 될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혹은 최근에 새롭게 생겨난 직업들이 있습니까?
성광숙
최근 아주 최근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TV 보시면 무슨 스타일리스트, 코디네이터 이런 개념들이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낯설겠지만 그런 직업들이 많이 생기는 것을 봐요. 저희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그런 것이 없었거든요. 어떻게 옷을 입는지 그것을 맞춰서 제안해 주는 그런 사람들, 그런 직업들이 많이 늘어날 것 같고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옷을 못 입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거기 가서 스타일리스트한테 컨설턴트를 받고 일정액을 지불하고 이런 식으로 스타일리스트 쪽에는 지속적으로 뭔가 확장이 있을 것 같아요. 또 요즘은 모든 의상제작공정이 컴퓨터화 되면서 디자인 재봉, 재단 분야에서 컴퓨터로 제작을 다룰 수 있는 고급인력들이 많이 필요해 지고 있습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를 전공하려는 학생이 진학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성광숙
의상패션 관련 학과를 오고 싶다라는 꿈을 가진 학생들이라면 가정, 가사 시간에 옷을 만드는 것, 재봉틀 사용법을 유심히 잘 관심을 가지고 보시고 혹은 간단하게 취미로 옷을 만들어 본다거나, TV나 방송을 통해서 디자이너들이 하는 패션쇼라고 하는 그런 것들을 자꾸 보시고 많이 느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쉽게는 백화점에 가시면 휙휙 돌아다니지 말고 요새는 어떤 옷을 사람들이 이렇게 보고, 어느 매장에 사람들이 많고 이런 것들, 옷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림 하시는 분들이 남의 그림을 많이 보듯이 옷 하는 분은 남들이 만든 옷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고 본인이 입어보는 것도 중요해요. 그러니까 에어컨 빵빵 나오는 백화점에 가셔서 좋은 브랜드, 멋진 옷이라고 생각되는 옷들을 사라는 것이 아니라 많이 입어도 보시고 구경하시고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궁금해요
이 학과를 지망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성광숙
패션 디자인 그렇게 폼 나고 사치스럽고 막 앉아서 펜대만 굴리고 전혀 그런 거 아니거든요. 굉장한 낭만과 사치와 이런 막연한 꿈을 가지고 오시는데 그렇게 생각하시고 오시면 반드시 실망합니다. 패션 디자인뿐만 아니고 모든 분야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이랑 완전 달라요. 특히 패션이라고 하는 것은 사치스럽고 화려하고 이런 것들이 막 부각되면서 매스컴에 보여지는 모습은 완전히 최종 결론만 보여지잖아요. 디자이너가 쇼를 막 하면. 거기까지 패션쇼를 하기까지는 피나는 날밤을 새우면 정말 피나는 노력과 희생과 아픔과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안 보고 겉에서 드러나는 스포트라이트라든가 TV에서 보여지는 폼 나는 장면들만 보고 막연한 상상을 가지고 와서 나 이런 것인 줄 몰랐어요 이런 학생들이 가끔 있는데 팍 때려주고 싶어요. 우리 과 뿐만이 아니라 모든 과가 다 그렇죠. 겉에서만 보여지는 그것만 가지고 폼 나는 것을 가지고 막연한 상상을 하고 와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어느 분야든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지 그런 대가가 오니까 특히 패션 쪽에 겉에서 보이는 허영, 사치 이런 것에 현혹되지 마시고 그렇게 하기까지 어려움이 반드시 있다라는 것, 단, 디자인이 너무 좋아서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다 배워서 꼭 저렇게 되고 싶다 라는 결심을 가지고 그러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궁금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