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교수님께서 이 학과(전공)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박기수
이 학과는 2004년도에 만들어졌어요. 학부 때는 문화콘텐츠라는 전공이 없었고, 그 때는 국문학을 전공했지요. 문화콘텐츠라는 학문 자체가 복합적이기 때문에 문학, 역사, 철학, 기술, 경영 이런 것이 종합적으로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거거든요. 문화콘텐츠라는 말이 1990년대 후반에 생긴 말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유사분야의 스터디를 통해서 공부를 했지요. 그러다 박사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연구하면서 학위논문을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쓴 것입니다.
궁금해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 학과에 입학을 하면 좋은가요?
박기수
일반적으로 문화콘텐츠라고 부르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웹툰, 공연, 축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뿐만 아니라 창의성을 활용하여 콘텐츠화할 수 있는 일체의 것들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하는 과입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입학하면 가장 중요한 공부는 어떤 내용인가요?
박기수
우리 과는 문화콘텐츠를 직접 만든다기보다는 그것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획하고 효과적으로 비즈니스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을 배우는 과입니다. 오랜 시장조사 결과 현장에서는 문화콘텐츠 기획 및 비즈니스 인력을 가장 원한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우리과에서는 문화콘텐츠 기획자, 스토리텔러, 문화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를 집중 육성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중고등학교 때 특히 어떤 교과목을 공부하면 좋을까요?
박기수
특정 과목을 잘 해야 된다기 보다는 문화콘텐츠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뚝심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학생들이 좋아요. 모든 학과가 그렇겠지만,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어학실력을 가질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그러니 어떤 특정 과목을 잘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문화콘텐츠를 진정으로 즐기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의 장점을 말씀해 주세요.
박기수
우리 과의 장점은 많죠. 일단 학생들이 평소에 즐기는 문화콘텐츠 자체가 공부가 되니까 공부와 놀이가 따로 분리가 되어 있지를 않다는 점입니다. 우리 과에 있는 문화콘텐츠 아카이브에 가서 보시면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게임을 하고 만화를 보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즐기는데, 그 자체가 공부에요. 본인 스스로 해보고 적극적으로 즐김으로써 보다 창조적인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본인이 창조적으로 만들어 낸 콘텐츠의 시장 반응을 유투브와 같은 다양한 루트를 통하여 살피고 새로운 전략을 만들기도 합니다. 놀이와 공부가 각각 구분되지 않고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고, 그 성과를 즉시즉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우리 과의 큰 장점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정부에서 말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이 문화콘텐츠 아닙니까? 문화콘텐츠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무엇인가 이루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무한히 열린 기회의 땅이 되는 것이죠.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콘텐츠가 미래의 성장 엔진이라는 점에 모두들 주목하는 것이죠.
궁금해요
학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점이 있나요?
박기수
일단은 우리나라 공교육 제도 자체가 문화콘텐츠를 많이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죠. 지방에서 오는 학생들인 경우에는 서울에서 주로 벌어지고 있는 문화 활동에 참가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대학 들어와서는 그것을 공부해야 되니까 무척 힘이 들겠죠. 그래도 그것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니 그나마 다행인 것이죠. 가령 ‘애니메이션기획론’을 공부하려면 애니메이션을 어느 정도는 향유한 체험이 필요한데, 지금 중고등학교에서는 그런 교육을 받지 않잖아요. 드라마도 그렇고요. 만약에 중고등학생이 공부한다면서 책상에서 만화, 드라마, 영화를 보고 혹은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부모님께 등짝 맞기 딱 좋은 일이겠죠. 그러니까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때 충분히 즐기고 와서 대학에 와서 딱 꼽혀 줬으면 좋겠는데 사실은 그렇게 공부해서는 우리 과에 들어올 수 있는 점수를 따기가 어렵죠. 이게 약간 모순인 거죠. 덕분에 학생들이 들어와서 굉장히 많이 노력을 해요. 우리 과 학생들은 보통 일주일에 나흘 정도 학교에서 밤샘을 할 정도로 열심히 합니다. 학기말쯤 되면 학생들이 다 체력이 고갈될 정도로 굉장히 열심히 하지만 절대 시간이 부족합니다. 또 하나, 문화콘텐츠 분야가 매우 복합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콘텐츠는 한 분야만 가지고 비즈니스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과 연동이 됨으로써 부가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궁금해요
학과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직업분야는 어느 곳인가요?
박기수
아무래도 콘텐츠 전 분야죠. 콘텐츠 분야에 기획 관련된 업무들, 드라마,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포털, 공연업체, 국가기관 등등 굉장히 폭넓게 진출합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주요 포털, 방송국, CJ 같은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 등을 비롯해서 게임회사, 드라마 기획사 등 거의 전방위적으로 다 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본인들 관심 분야로 깊이 들어가는 거니까 ‘나는 게임 회사 갈래요', 게임만 하다가 게임 회사로 가고, ‘애니 회사로 가겠어요’ 그러면 애니만 하다가 애니로 가고 이렇게 다양하게 가요. 그러면 그 안에서 졸업생들끼리, 혹은 졸업생과 재학생 사이에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정보도 교환을 하고 요. 이게 굉장히 큰 강점이죠.
궁금해요
학과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하다고 보십니까?
박기수
인문사회예체능 쪽에서는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합니다. 덕분에 매해 더 좋은 학생들이 입학하고, 그로 인해 또 취업이 잘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된 겁입니다. 아까 얘기했듯이 학생들이 그냥 딱 봐도 와서 이러이러한 것을 하면 되게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들어오고자 수 많은 학생들이 몰리고, 그러다 보니 더욱 우수한 학생들이 선발되고, 그로 인해 취업률도 따라서 올라가는 선순환인 것입니다. 기존에 있었던 드라마나 게임이나 이쪽 인력들은 사실 그것만 해서 온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컴퓨터 공학을 하다가 게임을 개발했어요. 그러면 프로그래밍은 할 수 있지만 기획력이 약하겠죠.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을 다 배워서 나갑니다. 우리는 항상 그런 얘기를 합니다. 손발이 되지 마라, 머리가 되라. 손발은 제작 인력들이죠. 그런데 머리가 다시 기획 인력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인력이 되어 줘야 된다는 거죠. 전망은 아주 밝고 향후 50년 정도는 흔들리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지금으로선요.
궁금해요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 새로 생기게 될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혹은 최근에 새롭게 생겨난 직업들이 있습니까?
박기수
이 학과는 이미 워낙 다양한 분야와 관련이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범주 안에 들어가 있는 수 많은 장르들이 있죠. 영화, 드라마,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축제, 공연 등등 굉장히 많지요. 이것을 가로축으로 놓고, 가로축마다 세로 축으로 기획, 창작, 비즈니스 인력이 조합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성공적인 콘텐츠 개발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새로운 직종들이 또 생기겠죠. 그런데 지금 당장 어떤 것들이 생기느냐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아요.
궁금해요
이 학과를 지망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박기수
다들 그런 얘기를 해요. 콘텐츠 학과 가려면 지금부터 만화 열심히 보면 갑니까? 못 와요. 열심히 공부하세요. 저한테도 한 달에 수십 건씩 문의가 와요. 그렇지만 제가 똑같은 답을 써 줘요. 지금 하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아무리 그 사람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아주 특별한 애가 아니면 우리가 뽑아줄 수가 없잖아요. 지금 우리나라 제도 내에서는. 그러니까 공부를 열심히 해서 들어와서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맨날 책만 보는 것이 사실 아니잖아요. 공부를 하면서 나머지 책도 보고 독서록도 하고 생각도 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 늘 웹서핑 같은 것도 하잖아요. 그러면서 자기 나름대로 정리하고 이런 것들이 다 준비가 되어 있다가 학교 들어와서 이렇게 방향을 잡아주면 팡 터져 나오는 거라는 거죠. 그러니까 일단은 입학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본 자격 조건을 갖춰라, 그러려면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해야 된다라는 거죠. 막 문의가 와요. 나는 뭐 하고 싶다고.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하고 싶은 것은 내 욕구이고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잖아요. 더군다나 대학 교육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어떤 테스트를 통과해야 되니까 지금 일단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만 콘텐츠 관련된 많은 관심을 가져라 신문 기사라도 쭉 보고 늘 정리하는 습관을 갖고 웹서핑 하면서 새로운 것이 뭐가 나왔나도 보고 그 다음에 하다 못해 걸그룹을 봐도 ‘쟤네 트렌드는 뭘까? 쟤네는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나’ 이렇게 보는 것이 콘텐츠적 마인드라는 거죠.
궁금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