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교수님께서 이 학과(전공)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서대정
기존 대학에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과여서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부연설명을 하자면 제 전공과 가장 맞는 학과였고 예술과 학문을 병행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 결정하게 됐습니다.
궁금해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 학과에 입학을 하면 좋은가요?
서대정
저희 학과는 정확하게 세 가지 전공이 연계되어 있습니다. 학과 명의 맨 앞에 위치한 예술은 미학과 예술학을 포함하는 것이고 문화는 문화일반, 공연기획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위치한 영상은 영상제작과 이론을 함께 다룬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얘기하는 통합적인 교육을 시도하는 학제간 학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 예술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 사회적, 문화적 현상과 미적인 아름다움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오면 적응도 잘 하고 성과도 좋습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입학하면 가장 중요한 공부는 어떤 내용인가요?
서대정
저희는 일단 입학을 하면 철학과 미학에 대한 공부를 합니다. 예술과 문화 관련 분야에 종사하려면 세상을 바라보는 확실한 자기만의 시각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1, 2학년 때는 이러한 학문을 위주로 공부를 위주로 하고 3, 4학년 때는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방향으로 심화학습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미학 공부를 한다든지 아니면 공연 기획, 영상 제작 등 실무 위주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중고등학교 때 특히 어떤 교과목을 공부하면 좋을까요?
서대정
중고등학교 교육에서는 입시가 워낙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입시 공부 이외에 것을 하라고 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과에서 와서 적응 잘 하는 학생들을 보면 생각이 많은 학생, 그리고 여러 방면에 사회 경험이 많은 학생, 어찌 보면 남과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학생들이 적응을 잘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 학생들은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철학이나 예술 관련 서적을 읽기도 합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그런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자들이 쌓이게 되면 나중에 대학을 와서 크게 만개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의 장점을 말씀해 주세요.
서대정
저희 과는 제가 말하는 것이 단점이자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경제학과다 그러면 경제과목만 특화 해서 배우는데 저희 학과는 인문학과 예술학이 복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나중에는 기획이나 실기를 통해 열매를 맺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저희 과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학제간 교육이 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따라서 철학, 미학, 문학, 역사에 대한 공부가 공연 기획이나 영상제작이라는 출구를 통해서 결실을 맺게 되어있는 방식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습니다. 명시적으로 구분된 세부 전공을 두지 않는 이유는 대학교육의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업에서 인재를 선발하는 경향은 한가지 분야에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에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특히 예술문화관련 분야는 통합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업에 입사하게 되면 어차피 그 기업의 가치와 용도에 맞는 재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고차원의 사고 능력과 예술문화적인 소양을 주로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문, 예술 분야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정신을 형성할 수 있는 교육적 패러다임이 저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저희는 한 분야에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불안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감은 고학년이 되면 본인 스스로가 방향성을 잡고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는 충분한 교육적 배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학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점이 있나요?
서대정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저희 학과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과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에는 당연히 공급보다는 수요가 훨씬 많은 세상이다 보니까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아주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가야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크고 두 번째는 자기가 예술적인 소양 혹은 문화적인 소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이 학과가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온 경우입니다. 그런 학생들은 입학해보니 본인에게는 그런 소양과 재능이 없어서 이제 힘들어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궁금해요
학과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직업분야는 어느 곳인가요?
서대정
아까 말씀 드렸듯이 여러 분야를 공부하기 때문에 특정 분야만 취업하지는 않습니다. 자기가 학교 다닐 때 꼭 직업을 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 예를 들면 일반적인 직업을 가져야 되겠다 해서 은행에 취직한 친구도 있고 그냥 기업에 취직한 학생도 있고 공무원이 된 학생도 있습니다. 그 리고 미술관이나 문화 기획 분야에서 전공을 살려 광고 기획사라든지 영화 회사에 취직한 학생도 있습니다. 더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대학원의 석박사 과정이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궁금해요
학과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하다고 보십니까?
서대정
저희 과는 실제로 취업률이 매우 좋습니다. 요즘에는 휴학을 많이 하다 보니까 정원의 절반 정도인, 12-3명 정도 졸업을 하는데 그 중에서 10명이 취직을 했습니다. 취업률은 아주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교수들도 이렇게 높은 취업률의 원인이 궁금했습니다. 교수된 입장으로 보면 저희 학생들이 굉장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사회에 진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희 학과는 영화나 연극도 공부하고 문화 혹은 축제에 관한 것도 공부하다 보니까 그쪽으로 자원봉사나 인턴으로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에서 사회적 경험과 문화적 활동에 대한 가중치를 붙여서 저희 학생들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는 미래의 비전, 그 학생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이런 것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취업이 더 잘 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궁금해요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 새로 생기게 될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혹은 최근에 새롭게 생겨난 직업들이 있습니까?
서대정
제 전공이 인문학과 예술학이 섞여 있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데, 최근에 미술치료사, 음악치료사 그런 것들이 생겨난 것처럼 인문학 치료사도 생겨나게 될 것 같습니다. 고전이라든지 예술작품을 통해 인생의 비전을 제시하고 힘들어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면서 일종의 강연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그런 직업도 생길 것입니다. 또 미래에 새롭게 떠오를 직업 중에 아직 요원하지만 라이프로그 전문가라는 것이 있습니다. 라이프로그 전문가라는 것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서 받아들인 정보를 새롭게 가공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우리 모두 스마트폰을 쓰고 있고 온갖 디지털 장비를 사용하면서 그 흔적들과 이로 인해 파생된 정보들이 도처에 깔려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신용카드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소비패턴을 분석할 수 있고, 이 카드 안에 교통카드의 기능도 들어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흔적이 모두 기록됩니다. 이러한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가지고 개인에 대한 정보를 가공할 수 있다면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서도 개인의 일상을 재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개인에 GPS 식별번호를 달 수 있다면 지금 기술로도 개인의 모든 정보를 기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빅 데이터와 연동되어서 무한한 산업적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빅 데이터 전문가, 나아가 이를 재구성하는 라이프로그 전문가가 가까운 미래에 분명히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의 소비 패턴, 예를 들면 이 사람은 주로 수요일 저녁에 맥주를 마신다. 그가 마시는 맥주 브랜드는 어떤 회사 제품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내용만 가지고도 그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수요일 저녁에 그가 원하는 브랜드 맥주를 파는 곳을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갈 때도 이러한 생활 패턴을 이용해서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서비스는 초기형태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소비 형태라든지 행동 패턴에 따라서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이터 가공 업체가 조만간 생길 것 같습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를 전공하려는 학생이 진학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서대정
남들과 똑 같은 삶을 사는 것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보면서 저는 많이 보고 많이 즐기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수능공부를 하는 학생들 그리고 수험생 부모님에게는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세상을 사는데 있어서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부 이외의 것들도 지나가 보면 몹시 소중합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 잘 했던 학생이 꼭 인생에서 1등으로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는 단지 인생을 사는 하나의 방법론입니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노동도 할 수 있고 머리 쓰는 일도 할 수 있지만 공부를 못하면 할 수 있는 일들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그 가능성을 보고 공부하라고 하는 것이지 노동을 한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계속 들어왔겠지만 공부보다는 세상에 대한 체험, 아름다움에 대한 체험, 그런 것들이 저희 학과의 공부를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항들입니다. 이러한 살아있는 지식들을 통해 저희 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미래의 풍요로운 삶의 토대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를 지망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서대정
저희 학과는 여러 문화예술적인 특성들이 복합된 학과이며 학생들이 이를 통해 미학, 예술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실무 전문가로 나갈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는 전국의 유일한 학과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학교 오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학생들이 서로의 의지와 열정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예술문화분야에 필요한 새로운 생각들이 창조력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 자체를 공무원 취업을 위해서 온다든지 기업 취업준비만을 위해서 등교한다면 굳이 대학 교육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대학의 패러다임에 맞는 교육을 받기 위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