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교수님께서 이 학과(전공)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이상호
제가 1982년에 건축과를 들어갔었는데 그때는 도시공학과가 없었습니다. 도시공학과는 신학문이었어요. 건축이 건물을 설계하고 계획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면, 도시는 건축이 모여 동네를 만들고 사회를 만들잖아요. 그 당시만 해도 엄연히 존재하는 도시라는 공간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학문들이 없었는 셈이었지요. 학문적으로도 건축은 건물을 예쁘게 디자인한다든지, 구조적으로 안전하게 한다든지 주로 기술적인 면에 치중된 학문 영역이었는데, 단지나 혹은 도시로 넓어지게 되면서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면까지 연구하게 되겠죠. 도시공학과에서는 기술공대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공대로 공부 영역이 넓어져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어요. 참고로 도시공학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도시공학에는 도시설계 파트가 있습니다. 건축설계, 단지설계, 도시설계를 포함합니다. 그래서 도시공학과는 건축공학과의 확장 판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도시계획이라는 파트가 있습니다. 도시계획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더 좋은 시설을 혹은 더 좋은 공간들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분야에요. 건축이 단일 건물이라면 도시는 단일 공간에다가 공원과 같은 오픈 스페이스와 도로 및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을 포함합니다. 도시 계획은 ‘도시에 어떤 공간들을 집어 넣으면 더 살기 좋을까?’ 에 관해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만들어 내는 파트입니다. 그 다음에 세 번째는 교통파트입니다. 건물이 만들어 지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가게 되는데 이걸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갈까? 무엇을 타고 갈까? 걸어서 갈까? 자동차를 타고 갈까? 지하철을 타고 갈까? 아니면 앞으로 공중으로 날아 다니면서 갈까?’ 에 관한 공부를 하는 교통에 관련된 파트입니다. 네 번째가 환경 파트입니다. 공원부터 시작해서 ‘상하수도, 폐기물, 태양광, 에너지를 어떻게 해결할까? 물은 어떻게 공급하고 처리할까?’ 에 관한 연구를 하는 분야입니다. 이 네 가지가 도시 공학의 기본 영역이에요. 여기에 도시사회학과 도시경영을 포함하기 때문에, 도시공학은 인문학부터 시작해서 공학기술까지 모두 망라하는 그러한 융합학문입니다.
궁금해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 학과에 입학을 하면 좋은가요?
이상호
도시공학의 가장 기본 단위는 건축이에요. 건축이나 공간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입학하면 좋겠습니다. 도시계획이나 디자인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죠. 동시에 도시공학은 건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도시 안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행위나 가치 등을 다루기 때문에, 사회와 공간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입학해도 좋아요. 일명 도시사회학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죠. 또한 도시공학은 계획을 하면 실행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 경영적인 측면들이 굉장히 중요해요. 소위 도시를 만들기 위해 투자되는 돈을 다루는 도시경영 또는 도시경제학이 이 분야에 해당하죠. 국회의원, 시장이나 건설업 사장이 되고 싶은 분들이나 공무원과 같이 공공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분들이 도시공학에 입학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입학하면 가장 중요한 공부는 어떤 내용인가요?
이상호
도시공학은 새로운 가치 변화에 따라 공간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에 창조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름다운 조형을 만드는 창조성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가치 체계를 만드는 창조성까지 매우 다양한 창조성이 요구됩니다. 두 번째는 ‘좋은 도시를 만들려면 어디에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합니다. 지리적인 감각과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향과 수단을 제시하는 과학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람들간의 소통 능력과 설득 능력, 그리고 협조 능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말로는 사회적 리더의 소양을 키우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경제적인 공부가 필요합니다. 도시를 만드는데 돈이 얼마나 필요하고 이것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등에 관한 재무 회계적인 공부를 말하는 거지요.
궁금해요
이 학과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중고등학교 때 특히 어떤 교과목을 공부하면 좋을까요?
이상호
아까 말씀 드렸지만 창의성이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토론하고 얘기하고 설득하는데 필요한 언어 과목입니다. 또한 사람들에게 자기가 만드려는 좋은 도시를 표현하고 설명을 하려면 말을 잘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해요. 도시라고 하는 것이 일정적인 위치에 만들어지고 세워지거든요. 그래서 고산자 김정호 선생님처럼 지리 부분에 밝고, 건설을 하기 위한 경제 경영적인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모든 공부를 다 잘하면 좋겠지만, 이중 하나에 특별한 재능이 있으면 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의 장점을 말씀해 주세요.
이상호
도시공학의 장점은 융합 학문이란 점이에요. 다양성이죠. 위대한 건축가나 단지 설계가가 될 수도 있고, NGO처럼 사회 운동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정치가로서 더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리더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도시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상품으로 파는 기업가도 될 수 있지요. 시민들에게 좋은 공간과 살기좋은 도시를 만드는 공무원이 될 수도 있어요. 선택의 다양성과 진로의 다양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현실사회에서 자기가 만든 도시를 볼 수 있다는 점이지요. 자기 실현적이며 성취감이 높다는 말 입니다. 현실 사회를 바꾸는 미래 개척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도시공학의 장점이지요
궁금해요
학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점이 있나요?
이상호
어려움은 융합 학문이라는 것 때문에 발생합니다. 여기는 건축도 공부해야 되고 경제도 공부해야 되고 사회도 공부해야 돼요. 4년 동안 3-4가지 공부들을 전문적으로 하려면 시간이 많이 들고 어렵죠.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이 단일 학문 만을 하는데, 도시공학은 종합 학문이에요. 그래서 여러 가지 분야를 다 알아야 되고 사회 활동도 많이 해야 되고,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할 수 있는 기술도 있어야 되며 설득하는 능력도 많아야 되는 거죠. 따라서 도시공학은 다양한 부분들을 두루 섭렵해야 되는 그런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궁금해요
학과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직업분야는 어느 곳인가요?
이상호
가장 많이 진출하는 직업분야는 공무원이나 공공분야와 연계되는 직업군입니다. 도시공학이 공공정책적인 성격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건축 설계사나 엔지니어링 회사 등의 민간 영역도 많이 진출하는 분야 입니다. 또한 국토연구원, 교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서울연구원, 대전발전연구원 같은 지방자치단체 연구원과 같은 국책연구소입니다. 공사 같은 경우에는 엘에이치 공사나 수자원 공사, 도로공사 등이며, 부동산 자산관리, 시설관리, 프로젝트 관리, 긍융의 부동산 파트에 진출하기도 합니다. 융합학문이기 때문에 진출할 수 있는 분야도 많습니다.
궁금해요
학과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하다고 보십니까?
이상호
모든 학문의 세계적 추세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전문화 방향이고 두 번째는 종합화, 융합화의 방향인데 도시공학과는 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어요. 여러 학문을 종합해야 되는 것이고, 종합적이고 어렵기 때문에 그 부분에 스페셜리스트 전문가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망은 밝은 편이고,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의 경우에는 연봉 측면에서 탑 랭킹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아직까지는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학문이기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는 초기 단계입니다. 한마디로 저평가 되어 있는 가치주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궁금해요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 새로 생기게 될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혹은 최근에 새롭게 생겨난 직업들이 있습니까?
이상호
최근에 새로 생긴 직업이라기 보다 이미 있던 직업들이 도시공학을 공부하는 추세입니다. 이와 같은 대표적인 직업이 정치가입니다. 아마 정치를 하시는 국회의원이나 혹은 시장님 같은 분들이 도시공학을 많이 공부해요. 도시공학에서 정책을 다루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대학원들에 진학 하고 있습니다. 민간 파트에서는 과거에 은행은 금융만 다뤘는데 이제는 부동산을 같이 다루거든요. 그래서 자산 관리 파트가 부각되며, 부동산 금융 자산관리사가 많이 생겨 날 것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사회적으로 갈등이 많잖아요.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소위 갈등관리사, 갈등해결기업 이런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갈등관리사, 갈등해결사와 같은 사회적인 역할들을 해 나갈 수 있는 직업이 생길 것 같아요. 최근에는 원전 문제에 대한 갈등이라든지 지역적인 갈등이라든지, 전력난에 의한 전력 회사를 두고 나타나는 갈등이라든지, 댐에 의한 갈등이라든지 이런 갈등들이 많은데 이런 갈등을 해결하는 그러한 갈등관리사의 역할들이 많을 것이고 다양한 형태의 NGO들이 많이 나타났죠. 이런 NGO들도 결국은 도시공학영역에 속합니다.
궁금해요
이 학과를 전공하려는 학생이 진학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상호
사회적 소양이 가장 중요해요. 사람을 좋아해야 되는 것 같고, 사회나 경제나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들이 많아야 될 것 같아요. 다시 말하면 신문을 많이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소통하는 기술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말하는 방법이라든지 또는 그림을 그려서 설득하는 방법이라든지 글을 통해서 설명하는 방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궁금해요
이 학과를 지망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이상호
도시공학은 궁극적으로 시민의 행복을 꿈꿉니다. 도시 공학은 사람이 필요한 공간을 만들고, 사람이 필요한 법과 룰을 만들며, 도시를 경영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관심, 자기뿐만 아니라 자기 외에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도시 공학은 융합학문이라서 전문분야가 굉장히 많습니다. 계획부문, 설계부문, 환경부문, 교통부문, 사회부문, 경제경영부문 등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자기가 잘 하는 분야와 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이 도시공학과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보를 찾으려고 하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국 대학의 도시공학과 포털에 들어가셔서, 강의 커리큘럼을 보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정보 취득이 될 겁니다. 또한 연구소 사이트도 매우 도움이 될 겁니다.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리고 서울연구원과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연구원들을 방문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첨단 또는 최근의 연구 동향을 살피기 위해서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한국지리학회, 한국지역학회, 한국도시정책학회, 대한교통학회 등의 도시공학 관련 학회의 사이트를 방문하시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국외의 선진 사례들에 대한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루두루 여행을 많이 다녀서 보고 익히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궁금해요
감사합니다.